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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속에 숨은 뜻, 색(色) 이야기



산타클로스와 코카콜라의 상관관계는? 삼성로고는 왜 파란색이지?
비밀스럽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색체에 대한 소소하고 유쾌한 스토리.



산타클로스의 효시는 4세기 소아시아 터키 남서부 지방의 사제였던 성 니콜라우스다. 민중을 위해 봉사로성인으로 추앙받게 되었고 그에 대한 이야기가 전설이 되어 세계 각지에 전해진 것. 현대의 산타클로스 이미지는 1822년 뉴욕의 신학자 클레멘트 무어가 < 크리스마스 전야 >라는 시집에서 “성 니콜라우스는 장밋빛의 얼굴, 눈처럼 새하얀 턱수염, 뚱뚱한 체구의 할아버지”라고 표현한 데서 비롯되었다. 그 시집에 삽화가 실려 현재의 이미지가 탄생됐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산타클로스의 옷이 정확히 묘사되진 않았다. 옷까지 완벽하게 갖춰 대중화된 것은 황당스럽게도 코카콜라 때문. 디자이너 해든 선드블럼이 산타클로스가 콜라를 마신다는 아이디어를 내면서 빨강과 하양의 코카콜라 이미지를 산타클로스의 의상에 도입했던 것. 꿈과 희망의 산타클로스가 코카콜라가 만들어낸 상술 때문에 빨간 옷을 입게 되었다니, 왠지 모르게 서글프다.


파랑, 빨강, 노랑, 녹색 등 화려한 색의 유리로 만들어진 스테인드글라스는 14세기 이래 고딕 양식의 성당 등 기독교의 교회 건축과 함께 발전해왔다. 어두컴컴한 교회 안에 무지갯빛을 선사하는 이 스테인드글라스 안에는 종교적인 감성을 고양시키는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 창세기 노아의 이야기에서 무지개는 다시는 홍수가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이란 하나님의 약속을 상징한다. 교회 안에서 스테인드글라스가 만들어내는 무지개를 보면서 영원한 언약을 마음에 새기라는 의도가 담겨 있는 건 아닐지.


영어에서 파란 피(blue blood)란 귀족 또는 명문의 혈통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현재 스페인이 있는 이베리아 반도는 이슬람과 서구 귀족 사회가 자주 충돌하던 지역이었다. 서양 왕국 사람들은 피의 순결 관념이나 연대 의식이 매우 강해 이슬람을 심하게 탄압했다. 이슬람 사람들이 옅은 검정 피부를 지닌 것과 달리 자신들은 하얀 피부에 투명하게 비치는 파란 혈관을 가졌다는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19세기 뉴욕에서는 신문의 판매 경쟁이 치열했다. 범죄와 스캔들 등 독자가 좋아할 만한 화제만 모아 기사화했는데, 이도 한계에 이르러 콘텐츠보다는 외관에서 승부를 보아야 했다. 이에 < 월드 >지는 1896년부터 일요일판에 연재 만화를 싣기 시작했다. 작가의 이름은 아웃코트. 둥근 얼굴에 머리털이 하나도 없고 헐렁헐렁한 옷을 입은 아이 캐릭터를 그리고 속어를 사용해 세상을 풍자했다. 대사는 말풍선이 아니라 아이가 입은 옷 위에 썼는데, 그 단어를 눈에 띄게 하기 위해서 옷을 노랑으로 인쇄했다. ‘옐로 키드’는 금세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후에 경쟁지 < 저널 >에서 아웃코트를 스카우트해 두 신문사가 저작권을 두고 공방을 벌였는데, 이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옐로 키드 저널리즘’이라고 비웃었다. 현재 신문방송학 용어로 사용되고 있는 ‘옐로 저널리즘’이란 말은 이렇게 탄생하게 되었다.



중세 유럽에서 빨간색 천은 가장 비싼 천이었다. 모직 10kg을 붉게 염색하기 위해서는 ‘케르메스(연지벌레)’라는 곤충이 14만 마리나 필요했기 때문에 귀족이나 왕족만이 누릴 수 있는 색깔이었던 것. 여기에서 유래한 ‘빨간색 = 권위’라는 이미지 때문에 레드 카펫에 ‘최고의 환대’라는 뜻이 담기게 된 것.


흰색에 비해 검은색이 태양열을 더 잘 흡수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얼룩말의 무늬에서 검은 부분과 흰 부분의 표면 온도가 각각 37℃, 31℃로 6℃나 차이 난다고 한다. 온도차가 발생하면 공기의 흐름이 생기기 때문에 바람이 생성되기 마련. 놀랍게도 얼룩말의 표피에서도 이 원리가 적용되어 얼룩말은 스스로 바람을 일으키면서 열대의 더위를 이겨낸다.


의사들은 수술하는 내내 고도의 집중을 하며 빨간 피를 계속 바라본다. 이렇게 빨간색을 본 다음 흰색을 보면 녹색의 잔상이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만약 의사의 수술복이 흰색이라면 의사들은 이 잔상이 신경 쓰일 것이고, 그러면 섬세한 수술 작업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그래서 잔상이 묻히는 녹색 수술복을 입게 된 것이다. 녹색 수술복을 입으면 빨간 피가 묻어도 서로 보색인 탓에 피의 색깔이 진한 갈색으로 보인다. 의사와 간호사의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또 다른 이유다.



녹색은 숲, 자연의 이미지로 사람에게 가장 편안한 느낌을 전해주는 색채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마케팅에 있어서만큼은 녹색이 잘 팔리지 않는 색으로 인식되어왔다고 한다. 스타벅스가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판다는 의미로 녹색을 선택해 성공을 거둔 것은 이례적인 일. 그린 마케팅의 국내 사례로는 자연색인 연녹색을 로고에 적극 사용해 신뢰를 얻은 ‘참이슬’을 꼽을 수 있다.

피, 불, 정열을 상징하는 빨강은 강인한 힘을 표현하고자 할 때 주로 사용된다. 야망이나 새로운 출발을 연상케 해 브랜드 로고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색깔 중 하나. 또 붉게 익은 과일이 떠올라 풍요로움을 나타내는데, 이것을 ‘부자’와 연결해 레드 마케팅에 성공한 국내 케이스는 BC카드가 있다.

오렌지색은 에너지를 상징하고, 시각을 자극해 기분을 고조시키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중요한 의사소통을 하는 공간에 오렌지색을 사용하면 좋다. 대화를 나누는 상대가 말을 많이 하도록 자극하기 때문. 의류 브랜드 ‘후아유’와 ‘대림 e-편한세상’이 오렌지색을 이용해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데, 오렌지색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피곤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조금만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노랑은 자기 표현, 논리, 지적인 능력 등을 연상케 하는 색채로 옛 중국에서는 황제의 색으로 여겨졌다. 요즘에는 새로운 느낌, 예상하지 못한 것, 개성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색채. 국내의 옐로 마케팅 대표 성공 사례는 ‘트라스트’라고 한다.

파랑은 시원하면서 차분한 색채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컬러. 신용, 안정, 신뢰 등을 상징하는데, 오늘날에는 특히 IT 분야에서 많이 사용되어 미래지향적인 이미지까지 더하게 되었다. 국내 기업의 경우 삼성이 파란색을 사용하고 있는데 기업의 신뢰감을 강화시키면서 동시에 글로벌 리더로 부상하고자 하는 의지를 잘 보여주는 로고라고 할 수 있다.

보라는 흔히 광기, 예술적 기질을 대변하는 색으로 알려져 있다. 신비로우면서 기품 있는 색으로 여성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재미있는 것은 남성을 대변하는 파랑과 여성을 대변하는 빨강이 섞였을 때 탄생하는 색이라 보라가 동성연애를 상징하기도 한다는 것. 텔레토비 시리즈의 보라돌이가 동성애자라는 이야기는 여기에서 연유한 것이다. 보라를 마케팅에 사용해 성공한 브랜드는 ‘안나수이’. 보라는 강한 이미지 때문에 메이저보다 마이너를 타깃으로 한 색깔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 마케팅 시장에서는 그만큼 불리한 색채였다. 안나수이의 경우 과감한 선택으로 오묘하고 신비한 브랜드의 캐릭터를 만들어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빨강이 국기에 사용된 경우가 전체의 80% 정도로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하양이 약 70%, 파랑과 노랑, 녹색이 각각 5%, 검정이 4%, 오렌지색이 1% 정도이다.

국기 속 빨강의 의미 : 한국, 일본, 인도네시아 국기에서 빨강은 태양을 나타내지만, 이슬람,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등과 같이 독립 투쟁의 역사를 지닌 나라에서 빨강은 희생과 피를 상징한다.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을 떠올리면서 애국심을 고취시키려는 목적.

태양을 빨강으로 표현하느냐 노랑으로 표현하느냐의 문제는 문화에 따라 달라진다. 필리핀, 우간다, 카메룬, 카리브해 섬나라의 국기 속에서는 노랑이 태양을 상징한다. 신기한 건 이들 국가들이 모두 적도 부근에 몰려 있다는 것.

출처 :  http://blog.empas.com/shootar/18491547